게임 개발/게임 리뷰

Undertale(언더테일) - 게임 리뷰, 분석.

UniCoti(유니코티)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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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는 건 재밌지만 분석하는 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하지만 깊은 분석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제작자의 의도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 글에선 명작이라고 평가받으며, 인디게임의 레전드로 불리는 게임, 언더테일을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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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후로 젤다의 전설에 대한 분석이 계속 나와서, 앞서 글의 링크를 달아놓겠다.
분석이 궁금하거나 젤다의 전설 자체가 궁금하다면 한 번쯤 가보면 어떨까?
https://alpaca-code.tistory.com/230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 왕국의 눈물 리뷰, 분석.

처음으로 올려보는 게임 리뷰입니다. 제 인생 게임임은 물론,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을 확신하게 된 계기이자많은 감동과 재미, 경험을 하게 된 전설의 게임입니다.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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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미의 측면

가장 먼저 재미의 측면에서 언더테일을 분석해 보겠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재미다. 언더테일은 왜 재밌을까?
4가지 내가 중요하게 본 언더테일의 특징을 통해 설명해 보겠다.
(당위성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유를 보충한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1-1. 최적 난이도의 전투.

일단 언더테일의 기본 요소 중 하나로 전투가 있다.
포켓몬스터에서 수풀에 가면 나오듯이 나오는 기본 몬스터들과,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나오는 보스와의 전투가 있다.

토리엘과의 전투
게임의 시작조차 어려운 패턴

위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작은 네모 안에서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고,
턴제로 공격을 하면서 전투가 진행된다. 첫 보스조차 처음 플레이하면 이기기 쉽지 않다. (봐주지 않는다면..)
이렇게 매우 적절한 난이도를 통해서 항상 못 이길 것 같지만 이길 때가 많은 경험을 가져온다.
못 이길 것 같았던 전투를 가까스로 이기는 경험은 당연하게도 재미를 준다.
 
이걸 "전투"라는 이름으로 설명했으나 사실 난이도를 굉장히 잘 짰다고 말할 수 있다.
게임 기획 책을 읽어보면 "가까스로 이기는 전투"유도하라고 나와있지만 저자 스스로도
그런 난이도 조절은 매우 힘들다고 나와있다. 그런 점에서 언더테일은 전투에서 완벽에 가까운 난이도 조절을 하고 있다.
 
또한 보스는 항상 "패턴"에 의해서 움직인다. 지더라도 몇 번이고 계속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이긴다.
패턴이 항상 일정하기 때문이다. 상황은 똑같지만 본인의 실력이 늘어 클리어 가능해지니 재미가 느껴진다.
이것 또한 책에서 유도하라고 나와있다. 이 게임은 그걸 일정한 "패턴"이라는 요소에 의해 그걸 매우 자연스레 실현했다.

1-2. 게임 캐릭터의 성장 vs 나의 성장

스탯

언더테일에는 스탯이라는 요소가 있다.
앞서 리뷰한 젤다의 전설에서는 스탯의 변화보다는 나의 실력의 변화가 더욱 중요했었는데,
이 게임도 마찬가지였지만 조금 달랐다.게임은 Lv, 무기, 갑옷 등의 스탯을 올릴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있다. 젤다도 물론 무기와 갑옷을 바꿀 수 있지만 언더테일에서는 이 차이가 꽤 크다.
Lv가 1일 때 (적을 모두 살리며 진행할 때)와 적을 모두 쓰러트리며 Lv을 높여 싸울 때난이도 차가
엄청나게 난다.
 
이런 "성장 요소"가 있기에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무기와 방어구를 파는 상점이 있으면
내 스탯을 늘려준다는 엄청난 현혹과 가졌을 때 만족을 느꼈다. 레벨을 올리면 내가 더 강해지니
무의미하게 나오는 몬스터를 일부로 시간 써서 잡기도 했다. 시간을 버리면서까지 강해지고 싶었던 것이다..
강해진다는 건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재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요소다.
 
둘 모두 플레이어의 실력이 더 중요한 건 부정할 수 없지만, 둘 모두 명작인데 느낌이 달라 아직 고민 중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나 불살 엔딩(아무도 죽이지 않는)과 몰살 엔딩(다 죽이는)을 나눠놓았기 때문에 이렇게
설계한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조금의 편의성을 위한 걸지도..? 물론 클리어를 한다는 가정 아래에는
플레이어의 실력의 중요도가 높은 것이 재미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편의성이나 게임의 설계에 따라 중요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인식하게 해 준 것 같다.

1-3. 상호작용 가능한 스토리

스토리는 지하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이 지하 세계에서 탈출하기 위한 여정이다.
예전에, 지하 세계의 괴물들과 인간 세계의 인간들이 전쟁을 했었다.
가까스로 이긴 인간들은 괴물들을 지하 세계에 봉인했고, 그때 이후로 그들은
지하 세계에서 살고 있는 스토리이다. 어쩌다 지하 세계로 떨어진 주인공(나)은
다시 인간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 여러 가지 역경을 헤쳐나간다는 이야기이다.
("어쩌다"는 나와 주인공을 동화시키는데 일조)
 
배경 지식은 게임을 시작하면 사진과 글로써 전달된다. 게임을 사고 한번 정도는
사진과 글을 보며 배경 지식을 익혔을 것이다. 게임 시나리오 기획 쪽 책에서는
스토리를 글로써 전하는 것을 피하라고 말하는데, 배경 지식 정도는 전해도 문제없겠다고 느꼈다.
 

서로 다른 엔딩 93개의 흐름도

소설과 웹툰, 영화, 게임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소설은 글로써 이루어져 있다. 물론 간간히 그림이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웹툰은 글과 그림으로써 이루어져 있다. 만화책도 마찬가지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림의 연속이며 음성으로 글을 대신한다.
 
게임은 어떤가? 게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상호 작용"이다.
소설과 웹툰, 영화 모두 상호 작용이 불가능하다. 내가 플레이할 수 없다. 감상해야 한다.
게임은 내가 직접 이야기를 그려가는 과정이다. 나의 선택에 따라서 결말과 과정이 달라진다.
 
게임을 그렇게 정의한다면, 언더테일은 내가 해보고, 들어본 게임 중 이에 가장 부합하는 게임이다.
엔딩만 93개로 나뉘며 if문을 대체 몇 개를 사용했을까... 아니 대부분 switch문일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게임을 상호작용 가능한 이야기라고 정의한다면
이 게임이 젤다의 전설보다도 우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1-4. 디테일

앞선 흐름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 게임에서는 뭔가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많다.
갈림길이 나오면, 1번으로 가면 스토리가 진행되지만 2번으로 가도 반드시 무언가 있다.
만약 당신이 꼼꼼한 성격이라면 게임 중간중간 두 길을 모두 가보면서 진행할 것이다.
2번으로 갔을 때 별 의미 없는 게 나오기도 하지만 미래에 쓸 일이 있거나 전투에 도움이 되는 등
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많다.
 
이렇게 모든 장소 하나하나마다 디테일적인 부분을 추가해 놓았고,
그 부분이 미래에 도움이 되거나 스토리와 연결되는 부분을 만들었기에
이 부분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된다. (나 또한 재미를 느꼈다)
이에 맞춰서 게임을 계속 새로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변화를 주어 결과의 변화를 알아보는 언더테일 유튜버도 있다.

2. 감동의 측면

감동 또한 내가 재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요소다.
내가 온라인 게임을 "예술"로 취급하지 않고 "서비스"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감동을 느끼는 포인트가 있어야 게임에 온전히 몰입하여 플레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깨달은 사실이지만 언더테일에서는 큰 감동을 느낀 적이 없었다)

2-1. 몰입의 조력

몰입에 대한 이야기를 3번 챕터에서 할 예정이기에 몰입을 주제로 쓰고 싶지는 않으나
몰입과 감동은 절대 뗄 수 없는 관계다. 영화를 포함해서, 감동이라는 "감정"을 느끼려면
이 이야기에 몰입을 해야만 한다.
 
젤다의 전설에서는 시작할 때 동굴에서 "나를 모르는" 상태로 깨어나게 되어 나와 링크를
동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언더테일에서도 마찬가지로 내가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는
처음 보는 그냥 어떤 아이다. 물론 게임을 시작하면 그 아이가 어딘가에서 떨어져
지하 세계로 왔다고는 하지만, 잘 모르는 한 아이일 뿐이다. 다만 언더테일은 내가 그 아이의 이름을 부여한다.
 
젤다와 마찬가지로 저 아이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다는 점(불명확성), 이름을 내가 정했다는 점 때문에
나와 동화되는 것처럼 느끼기도 하지만, 나는 이 캐릭터를 "나"로 느끼기보다는 멀티버스처럼
일종의 분신으로 느꼈다. 이렇게 보면 몰입이 그렇게 크진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언더테일에는 꽤나 자유도가 높았다. 턴제 방식의 전투에서는 "자비"라는 요소
새로 추가되었고, "행동"이라는 버튼도 추가되어 다양한 행동이 가능했다. 또한 이 요소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싸우는 상대마다 내용이 바뀌어서 내가 선택하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젤다에 비해서는 몰입이 잘 되진 않았지만 이런 요소들이 감동에 도움을 준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확실히 젤다에 훨씬 많은 감동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
 

2-2. 본질

감동의 측면을 계속 분석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사실 나는 언더테일에 큰 감동을 받지 않았다.
나는 언더테일을 "명작"으로 분류했지만 감동은 크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몰입과 감동을 거의 동일시했던 경향이 있었는데, 몰입은 했지만 감동하진 않았다.
스토리 자체가 극적인 장면이 없고, 2D이기에 연출에 한계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다 떠나서, 언더테일의 본질적인 측면은 감동에서 오는 게 아닌 것 같다.
내가 언더테일을 명작으로서 분류한 이유는 시스템 차별화에 있다.
Lv, Exp 같은 요소를 다르게 해석한 점과 "자비"라는 요소, 디테일, 화면 너머를 인식하는 캐릭터
나의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보다 게임의 모든 요소에 "당위성"을 부여한 점에 감명을 받았다.
 
평소와 같이 명작 게임이기에  감동의 측면을 대 주제로 잡았는데, 뭔가 소주제가 떠오르지 않았다.
감동의 측면으로 고민한 덕분에 내가 언더테일에서 감동은 크게 못 느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다행이다.

3. 몰입 유도 장치

소설, 만화책, 영화, 게임 모두를 아울러 몰입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몰입을 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내가 진짜 재밌게 봤고, 다른 사람들도 추천하는 명작임에도
당신의 친구가 그 작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마 몰입의 문제일 것이다.
작품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 이후여야 그 모든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온다.

3-1. 인물마다의 스토리

유대.

이건 게임 초반 "토리엘"이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을 구해주고, 이 세계에선 조심하라며 차근차근
알려주는 매우 따뜻한 모습이다. 이에 많은 유저가 토리엘을 엄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 구조를 알 것이다. 위 사진은 게임의 극 초반부에 해당하는데,
"발단" 역시 일상적인 상황을 깨트리는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이다. 위 사진에서의 따뜻한 모습은
"일상적인 상황"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각 인물과의 스토리를 직접 경험하면서 몰입을 유도한다. 주인공의 편에 서는 캐릭터뿐 아니라
악당을 자처하는 인물들도 다 내면의 감정을 알 수 있으며 각자의 스토리와 당위성이 있다.
이런 부분을 자연스럽게 게임에 녹여냄으로써 몰입에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

3-2. 이게 왜 당연해?

앞서 스탯에 관해 다루면서 이야기했던 부분이지만, 언더테일에는 Lv와 Exp 시스템이 있다.
Lv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Level(레벨)이지 않을까 싶다.
Exp도 영어는 몰라도 당연히 경험치를 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언더테일 후반부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Lv는 Love의 약자인데 (Love는 진행 중 꾸준히 언급된다)
Love는 Level Of VioloncE (폭력 수치)이며,
Exp는 EXcution Point (처형 점수)이다.
 

EXP의 진짜 의미
Lv의 진짜 의미

이렇게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시스템에 당위성을 부여해서 현실과 연결시킨다.
저게 당연한 건 "게임"이기 때문이다. 현실에는 레벨이 없다. 경험치가 없다. 저렇게 표시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저렇게 Lv과 Exp를 설명하고, 자비를 베풀고, "의지"라는 설정으로 세이브와 로드를 설명한다면,
이건 과연 단순한 게임인가? 나는 이걸 현실에 가깝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모든 게임으로서 당연한 것들에 당위성을 부여함으로써 몰입을 유도했다.
이 시스템은 나도 언젠가 내 게임을 만든다면 반드시 넣어두고 싶은 몰입 유도 방법이다.

4. 인상 깊은 시스템

앞선 1,2,3 챕터는 소주제를 정했는데 시스템은 그냥 보여주는 게 편할 것 같아
주제를 나누지 않겠다. 언더테일을 하면서 새롭게 느껴졌거나 인상 깊었던 시스템이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조금 불편할 수는 있겠으나 소개하고 싶어 가져왔다.
사탕이 놓여 있고 한 개씩만 가져가라고 되어 있다.
처음 가져갔을 땐 가져갔다는 말만 뜨고, 이후로는 사진처럼 되어 있다.
 
이렇게 언더테일에는 자기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괴물들을 살려둬야 할지 죽여야 할지, 친구로 받아들일지 말지
윤리적으로 맞는 선택일지에 대해서 계속 물어본다. (자비와 크게 연관)

세이브 포인트

전에도 언급했던 "본능에 의한 유도"다. 반짝거리는 물체를 아무 언급, 튜토리얼도 없이
세이브 포인트라는 점을 인지시켰다. 당연히 유저는 반짝거리는 저 물체에 다가가서
상호작용 버튼을 눌러본다. 본능에 의한 유도는 명작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것 같다.
(행동 심리학)
 

자비 버튼

앞서 말한 자비도 엄청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유저는 괴물들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다. 괴물은 절대악이라 판단하여 다 죽이고 다녔던
기존의 내가 후회되는 시스템이다. 보통의 게임은 악당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스토리를 짜더라도
마왕에만 스토리를 부여하지 그 밑에 잡졸들은 여전히 죽여도 되는 존재로써 존재한다.
 
하지만 언더테일은 자비 버튼을 통해서 이들을 죽여도 되는 게 맞는지에 대해 계속해서 물어본다.
보스뿐 아니라 모든 괴물들에게 자비 버튼이 있다. 생각해 볼 기회가 있다는 건 영화 평가에서도 많이 등장한다.
게임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있다는 것은 이 게임이 명작인 이유를 뒷받침해 준다.


여기까지 언더테일을 분석해 봤다. 게임 리뷰를 할 때마다 너무 길어지지만 게임 기획도 공부하는 만큼
이렇게 하나하나 분석해 보며 기획 실력이 키워지는 것 같다. 언더테일은 당연히 명작이다.
연령층이 왜인지 모르겠으나 어렸어서 인식이 낮아진 경향이 있다. 나 또한 조금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게임 자체는 명작에 걸맞은 게임이다. 조작과 그래픽이 낡은 경향이 있음에도 이 게임의
게임성을 느끼기에는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엔딩으로 가는 과정은 완벽했으나 엔딩 자체는 조금 부족한 것 같기도 했다.
근데 이건 내가 보기에 2D, 픽셀 게임 연출의 한계인 것 같다.
젤다의 엔딩이 완벽했던 이유는 연출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가 숨어있는 듯하다.
 
확실히 인디게임이었기에 이런 독창성이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여기까지 언더테일에 대한 심층 분석이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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