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소설 - 구의 증명

UniCoti(유니코티) 2025. 2. 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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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처음으로 소설을 구매했다. 원래라면 자기 계발서나 정보를 위한 책들을 구매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종류의 책들을 워낙 많이 읽어왔기 때문일까? 소설에는 반감이 들었다.

다만 경험해보지도 않고 반감부터 드는 내 모습이 싫어서 구매해 봤다.

 

구의 증명은 현재 베스트셀러 반열에 있는 책이지만, 시작부터 인기가 있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2020년쯤 "사랑하는 사람을 먹는다"는 이 책의 표면적 내용으로 인해 유행을 탔다고 한다.

 

나 또한 이 책을 주문하려 했을 때 꽤나 당황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먹겠다는 다짐이라..

아무래도 일반적이진 않은 것 같았다.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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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 '담'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며 깊은 우정을 나누고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구'의 부모님이 남긴 빚으로 인해 두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구'는 공장에서 일하며 군대에 입대하고, 전역 후 다시 '담'을 찾아가 둘은 다시 하나가 되지만, 부모님의 빚 때문에 빚쟁이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고 결국 사망한다. '담'은 '구'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그의 시신을 먹는 것으로 그를 영원히 간직하려 한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렇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사랑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구는 죽고

담은 구를 먹어서 그의 존재를 간직하고 증명하려 한다는 이야기이다.

인상

사랑관

구의 사랑관이 나와 비슷해 보였다. 담이 같이 살자고 말했을 때 밀어냈던 장면이 있다.

돈도 없고, 숨어서 살아야 하며, 들키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밀어냈던 것이다.

상대의 행복을 바란다면 그게 맞다고 생각했고, 나도 평소에 최악을 대비하는 편이라서

그런 상황이 되지 않도록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책에서는 담이 난 너랑 떨어져 있어도 불행할 거라며 마음을 굽히지 않았다.

난 그런 점에서 오히려 구와 담이 부러웠다. 상황이 안 좋더라도 사랑이 양방향이라는 게 좋아 보였다.

물론 당장 빚쟁이들에게 쫓길래?라고 묻는다면 쉽사리 대답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먹는다는 것

담은 구를 먹는다. 그렇지만 사실 담은 구를 먹으며 오히려 고통스러워한다.

그 행동 자체로 의미가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목적은 무엇일까? 

구와 하나가 되기 위해, 빚쟁이들에게 구의 정보를 주지 않기 위해,

세상에게 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등등..?

 

모두 구를 위한 것들이다. 자신이 고통을 받으면서도 구를 위한 것이다.

결국 구를 먹는 것 까지도 상대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고통을 감수하는

사랑의 일환인 것이다.

그럼에도 먹는다는 것

이 책은 꽤나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리뷰를 보면 부정적인 평가도 많이 볼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먹는다는 엽기적이고 잔인한 행동이 소설을 관통한다는 데 있다.

 

하지만.. 사회도 그만큼 잔인하지 않았는가? 구의 인생을 보자. 부모님은 항상 일을 하러 나갔다.

사랑받을만한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어릴 때도 친구는 담뿐이며 괴롭히는 사람이 있었다.

주위에선 안 좋은 소문을 만들어냈다. 학교는 담과 멀어지게 만들었고, 성인이 돼서는 

부모님이 사라져 모든 빚을 떠안게 되었고, 그 이자만으로도 갚을 방법은 없었다.

그로 인해 매번 도망 다녀야 했고, 결국 그렇게 죽는다.

 

평생에 걸쳐 구를 괴롭혀온 사회가 잔인한가, 구를 위해 그를 먹은 담이 잔인한가?


작품성과 별개로, 처음 읽을 때는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구는 ●, 담은 ○  을 사용해서 화자가 2명이다.

근데 이것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중간에 깨달았다. 또한 시점이 불규칙적이다. 2번 읽었을 때 느낀 건데

오히려 처음 부분에 이미 죽어있는 시점의 이야기가 나온다. 당연히 처음 읽을 때는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작품성은 좋았던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먹는다는 말로 책을 읽기 전 편견을 심어주면서도

결국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과정 전체를 작품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을 하게 만들어준다. 물론 나는 그런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먹는다는 말을 처음 봤을 때, 꽤나 뻔하다고도 생각했다. 그냥 마케팅 목적으로, 어떻게든 관심을

끌려고 저런 표현을 사용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얕은 책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했던 나를 저격한듯한 느낌조차 들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끝나는 순간이 아니라

책을 발견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순간까지가 작가의 작품인 것 같았다.

 

구와 담이 행복해지는 미래도 있었으면 좋겠다.


이상으로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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