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의 생각법
요즘 1인 개발을 시작하면서 기술적인 부분 말고도 게임을 기획하는 방법,
게임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고 있다.
한국에 나와 있는 게임 시나리오 관련 서적은 3권 정도가 있다.
그중 오늘은 "이진희" 님이 지은 책인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의 생각법"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적어볼까 한다. (후속 편으로 다른 책도 올라갈 것이다)
1. 단점
단점을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오해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올려온 모든 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이 책은 조금 예외이다.
1-1. 책의 주제
대부분의 사람이 책을 구매할 때 책의 표지나 상세 페이지를 보고 구매한다.
그중 다른 책과 비교해야 하는 상황의 사람이라면 목차까지도 고려한다.
이 책의 제목과 표지를 먼저 살펴보자.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의 생각법"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이 게임 시나리오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정보를 바랄 것이다.
이제 책 표지의 다른 부분을 보자.
"14년 차 기획자가 제시하는 직업 실전과 창작에 대한 조언"은 어떤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조언"이다. 조언과 가르침은 조금 다른 개념이다.
우리는 가르침을 얻고 싶어 한다. 시나리오를 쓰는 법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이제 뒤편도 보자.
"(중략) 게임 업계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실전 가이드"는 어떤가?
이 말만 보면 또 조언이 아니라 가이드에 맞춰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렇게, 책의 표지와 제목에서 먼저 혼란이 오게 된다.
만약에 대충 보고 산 사람이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건 조심해야 하고, 꼭 소비자의 잘못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오해의 여지가 너무 크다. 책의 표지만 생각해도 이런데 상세페이지와
책의 초반 이 책을 만든 이유를 보면 더 헷갈릴 것이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진짜 "정보"(무슨 정보인지 불분명)를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1-2. 이 책의 메인은 조언이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이 책이 뭘 전달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다.
자, 첫 번째 목차이다.
게임 시나리오에 관한 오해와 진실, 게임 시나리오 작가의 기술인데,
먼저 제1장은 책의 초반으로써 있을법한 내용이다.
제2장도 목차만 봐서는 기술들을 알려줄 것 같다.
하지만 내용은 아니다. "스토리 창작 능력이 필요하다!"를 주장할 뿐
직접 그걸 쌓는 가이드를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나머지 소주제도 다 그런 식이다.
두 번째 페이지는 다음과 같다.
게임 시나리오 창작에 대한 생각과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가 포함된다.
먼저, 게임 시나리오 창작에 대한 생각은 "저자"의 생각이다.
이것 또한 조언일 뿐 게임 시나리오 기획을 하는 법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또한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로써 실력을 키우려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데, 너무 거시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산 이유가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서인데 만들기가 아니라 실력 키우기를 하게 된다.
심지어 이 책이 실력을 키우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법을 제시할 뿐이다.
마지막 장은 어떨까?
내가 꿈을 따라 걸어온 길들, 그래도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내가 꿈을 따라 걸어온 길들"은 당연히 자기만의 이야기들이다.
너무한 이야기일 수 있겠으나 정보를 위한 목적에서 본인 이야기로 한 챕터를 보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도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면" 챕터는 게임 시나리오 작가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 그래도 게임 시나리오를 만드는 법이라는
본질에는 맞지 않는 챕터이다. 만약 2-5 챕터가 만드는 법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6 챕터가
저런 주제인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본질에 맞지는 않는다.
2. 장점
그렇다고 단점뿐인 책은 당연히 아니다.
당신이 대상 독자이기만 한다면 꽤나 완성도 있는 책이다.
2-1. 솔직한 의견
이 책을 보다 보면 작가치고 꽤나 서슴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작가의 견해가 꽤 선명하게 드러나는 책이고, 그런 부분이 있을 경우 대부분
개인적인 견해라고 언급이 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솔직함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서로 다른 견해가 있는 주제에 대해서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만의 정의와 가치관을 정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길 원하면 장점이 될 것이다.
2-2. 넓은 시각 가지기
이 책의 목차만 봐도 알겠지만 주제가 꽤 넓은 편이다.
게임 시나리오 업계에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면 알지 못하는 정보가 많다.
정보 그 자체뿐 아니라 그걸 길게 설명해 줘서 기본적인 시각을 넓혀주는데 도움이 되었다.
어떠한 정보를 주는 책이면서도 자서전적인 느낌도 조금 있다.
개인의 일생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많은 경험을 엿볼 수 있는데,
이런 경험들을 직접 보고, 설명하는 걸 읽다 보면 게임 업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3. 전체적인 평가
저자분 께는 미안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우선 대상독자를 굳이 정해 보면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가 되고 싶고, 그쪽 업계를 파악하고 싶은 사람"이다.
(솔직히 얼마나 될까 싶다)
나의 경우 "게임 시나리오 기획을 공부하고 싶은 1인 개발자"였는데, 공부의 용도로 사는 책은 아니었다.
이렇게 대상 독자에 맞지 않는 경우는 모든 책 리뷰에서 소비자의 실수로 간주했었는데,
이 책만큼은 오해의 소지가 많다고 생각해서 단점으로 넣었다.
목차를 확인했을 때조차 중의적인 의미가 있어서 그렇다.
그래도 작가의 글이 자신의 생각과 맞는다면 꽤나 좋은 책이다.
각 챕터가 절대 성의 없지 않고 구성이 좋게 쓰였다.
이미 모든 게임 시나리오 책을 읽은 상태에서 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한 권 정도 사볼 만한 책인 것 같으나 배우기 위한 용도 거나 완전한 초보의 입장에서는
구매하지 않기를 추천한다. 이상으로 평가를 마치겠다.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끝.